문화를 차곡차곡 담아 건넵니다, 라켓레터
다녀온 전시 #2
일상을 새롭게 채우는 색들 (국제갤러리, PACE GALLERY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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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혹시 지난주에 새로 발견한 일상의 변화가 있나요?
라켓 에디터는 맑아진 날씨 덕분에 옷장 속 아이템 들이 하나둘 밝은색으로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컬러가 주는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다양한 전시 장소에서 발견한 다채로운 이미지들에 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이번 주에 다녀온 전시는 한남동 소재의 PACE GALLERY SEOUL에서 열리는 그룹전 <Bending Light II> 그리고 삼청동의 국제갤러리에서 선보이는 Ugo Rondinone의 개인전 <nuns and monks by the sea>입니다. 두 가지 색다른 전시의 공통된 재료는 카메라에 그대로 담기지 않는 미묘한 톤, 그리고 무료입장 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전시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죠. 부디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낯선 재료들을 조합해 하나의 룩 (look)을 완성하듯, 라켓과 함께 나만의 전시 방문 계획을 세워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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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해서 오히려 궁금한 실루엣들 :
우고 론디노네의 “수녀들 그리고 수도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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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ns and monks by the sea> 전시 전경 ©Ugo Rondinone / Kukje Gallery seoul (K3), LARKET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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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주하는 이미지의 형태가 단순할수록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더욱 궁금해집니다.
고요한 회색의 갤러리 공간을 밝게 채우는 다섯 점의 형상들이 우뚝 서 있습니다. 머리와 몸통, 여느 사람의 실루엣 을 닮았지만, 나의 키를 훌쩍 넘은 이 형상의 무게는 어떨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그 표면은 분명 암석처럼 거칠어 보여도 주변의 여느 얼굴들 보다 흥미로운 색으로 칠해진 모습이라 더욱 궁금해집니다. 조심스럽게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미동조차 없을 정도로 무게감이 느껴져 설명을 읽어보니 청동으로 만든 조각들인데요. 비교적 주조하기 쉬운 미술 재료로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청동은 제작자가 다루기 나름으로 어떤 모습이든 될 수 있는 매력적인 조각 재료입니다. 아티스트 우고 론디노네는 마치 자연이 세월의 마법을 부리듯 오랜 시간 바람으로 깎아낸 듯한, 단단하지만 풍성한 실루엣의 수녀들과 수도승의 모습을 그만의 ‘돌’로 만들어 조각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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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ns and monks by the sea> 전시 전경 ©Ugo Rondinone / Kukje Gallery seoul (K3), LARKET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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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 년간 우고 론디노네는 돌이라는 재료를 다양한 경우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2013년 뉴욕 록펠러 센터 광장에서 〈human nature〉라는 이름으로 처음 소개된 기념비적 청석 조각 작업은 2016년 네바다 사막에서 돌탑 형상의 작품 〈seven magic mountains〉로 다시 전시된 바 있고요. 〈nuns + monks〉를 위시한 이 야심한 규모의 작업은 론디노네가 “돌에 내재한 아름다움과 에너지, 구조적 특징, 표면의 질감, 그리고 시간을 모으고 응축하는 능력” 에 부여한 신뢰를 대변합니다.
자연에서 느껴지는 고요함을 신비롭고 친숙한 형태로 담아내는 아티스트 우고 론디노네. 그가 만든 조각들 사이로 걸어 다니며 관찰해 보니, 마치 해안 절벽 근처에서 받을 수 있는 자연의 위로가 느껴지는 듯하였습니다. 그것도 도심 한가운데의 단순한 갤러리 공간 안에서요. 이렇듯 미술이 선사하는 흥미로운 체험 덕분에 자꾸만 전시 공간에 방문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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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갤러리 서울점 K3 : 서울 종로구 삼청로 54
⚫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동시진행, 방역시간 1:30-2pm 에는 전시관람이 제한됩니다
⚪ 무료관람. 2022. 5.15 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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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멍” 좋아하세요?: 미국 작가 그룹전, Bending Light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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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CE GALLERY SEOUL 전시 전경, LARKET 촬영
좌) James Turrell, Beneath the Surface, Circular Glass, (2021)
우) Robert Irwin, Sunshine Noir, (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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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한남동에서 남부 캘리포니아의 빛을 보고 왔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조형 언어 인 “점, 선, 면”을 통해서요. 우연히 마주하는 자연경관 속의 무한한 빛을 있는 그대로 담고 싶어 하는 아티스트의 마음을 목격한 느낌이 들었고, 자연의 빛은 시대와 장소를 거슬러 많은 아티스트의 탐구 대상이 되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매번 세련된 미니멀리즘 전시를 선보이는 페이스 갤러리의 새 공간에서 제임스 터렐, 로버트 어윈, 피터 알렉산더, 프레드 에버슬리, 헬렌 파스킨, 래리 벨이 선사하는 매끈한 기하 도형의 매력을 잔뜩 느낄 기회를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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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CE GALLERY SEOUL 전시 전경, LARKET 촬영
좌) Peter Alexander, Fresh as a Daisy, (2019) / 우레탄으로 만들어 특유의 점성이 느껴지는 매끈한 라인의 일련.
중) Fred Eversley, Untitled (parabolic lens), (1974) (2020) / 카메라 렌즈 같아 보이는 강렬한 검붉은 원.
우) Larry Bell, Untitled, (1967) / 얇은 인코넬로 코팅된 맑은 글라스 큐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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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말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일어난 미술 경향인 '빛과 공간 예술 (Light and Space movement) ’의 주축 예술가들이 경험한 캘리포니아의 자연. 파도에 부딪히는 미세한 반짝임부터 비행하며 바라보는 석양까지 빛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작가 저마다의 재료와 형태로 연구하여 만든, 공간과 지각에 대하여 감상할 수 있는 동선입니다. 풍성한 자연을 잘 정제시켜 담아낸 점이 마치 세련된 여름 특선 ‘오 드 퍼퓸’을 마주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답니다. 또한 갤러리 내의 일부 기둥과 벽면이 세상에서 가장 검은 ‘반타 블랙 (Vantablack)’ 으로 처리되어 각각의 작 품에 더욱 눈길이 가도록 설계한 세심함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보고있어도 계속 보고 싶은 작품들이 가득한 공간 안에서도 특히 에디터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이미지는 소리도 냄새도 없이 한쪽 벽에 착 붙어 고요하게 숨 쉬듯 변화하는 제임스 터렐의 둥그런 LED 설치 작업입니다. 무려 두시간 반 동안 변화한다고 하니 “빛-멍”이 가능하다면 잠시 작품과 함께 머물다 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이 전시를 직접 봐야 하는 한가지 “tmi” 를 드리자면, 고도로 발달한 카메라 렌즈도 실제 작품의 색을 그대로 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보시는 사진들과 실제 작품들의 느낌은 사실 전혀 달라요. 에디터만 알고 있기엔 아쉬우니까 바쁜 시간 내시어 이번달 안에 몸소, 맨눈으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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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 갤러리 서울 이태원로 267 1층
⚫ 무료입장, 별도 예약 없음
⚪ 2022. 5. 28 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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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ding Light II 전시 전경, © PACE GALLERY SEOUL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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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와 빵 (or 디저트) 사이의 공통점은 저마다의 향기로 우리의 마음을 부풀게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라켓팀은 다녀온 전시를 음미할 수 있는 먹거리와 마실 거리를 매 호차 소개하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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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n Peaks 에서 맛본 내추럴 와인. LARKET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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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소개해 드린 두 전시를 보고 나면 왠지 미국 또는 자연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조만간 여행을 떠나 아티스트들이 담아낸 이국적인 자연의 원형을 직접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서 걷다 보니 우연히, 새롭게 발견한 장소가 있어 공유하려 합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치의 TV 시리즈물의 제목을 따온 ‘트윈 픽스 - Twin Peaks’ 라는 내추럴 와인바인데요. 여기서는 프랑스산 화이트 와인과 꼼떼 치즈를 맛보는 여행을 했습니다. 산들바람 부는 저녁에 향긋한 와인을 맛보고 나니 짧고 시원한 여행을 한 기분이 들더군요. 경복궁역 근처에 있으니 삼청동 전시를 보는 날 가볍게 들러 보시길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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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윈픽스 (twinpeaks): 서울 종로구 사직로8길 24 1층 (경희궁의아침 2단지 건물)
⚫ 수-토 4-12시 / 일 12-7시 / 월,화 휴무
⚫ 글라스 및 보틀로 여러가지 와인과 약간의 디저트를 맛볼 수 있습니다. 와인은 5만원대 부터 다양
⚪ 문의 02-730-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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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차의 토너먼트 주제는 디저트 지원금입니다. 이번 리뷰 전시들은 모두 무료인 관계로 관람 후 즐길 수 있는 디저트 지원금을 드리려고 해요. 토너먼트에 도전하고 싶으신 분은 아래 도전하기 버튼을 눌러 신청하세요! 추첨을 통해 총 5분께 네이버페이 1만원권을 보내 드립니다.
신청 가능 기간 : 5.11 ~ 5.16 / 발표 : 신청 시 등록한 정보로 개별 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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