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안녕하세요, 라켓레터 구독자 여러분. 요즘 들어 부쩍 항공권 할인 프로모션이 눈에 많이 띄는 것 같아요. 아마도 자꾸만 여행이 가고 싶어져 이곳 저곳 검색하다 보니 알고리즘이 자꾸 여행 관련된 것으로 이끄나 봅니다. 2월의 마지막 라켓레터는 서울과 홍콩, 방콕의 전시를 소개합니다. 미술관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대단한 규모의 미술관부터 젊은 현대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갤러리까지 모아봤어요. 전시와 일정이 맞지 않더라도 갤러리 리스트를 기억해두었다가 언젠가 여행을 가게 된다면 꼭 둘러보세요!

  편집/이미지 '마니' , 디자인 '임그노드' , 디렉팅 '해리'  

서구룡문화지구는 정부 주도의 문화 중심지로 개발되며 약 3조원이 투입되어 지금은 17개의 문화 시설이 자리하고 있어요. 서구룡문화지구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엠플러스 미술관은 이제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었죠. 세계적인 건축 회사 헤르조그 &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은 간척지 위에 미술관 이상의 미술관을 지향하는 엠플러스 미술관을 만들었어요. 6천점 이상의 컬렉션을 갖추고 있는데(2021년 6월 기준) ‘Here and Beyond’라는 이름으로 전쟁 이후 변모한 홍콩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테마전도 열리고 있어요. 엠플러스의 주요 컬렉션 중 하나는 시그 컬렉션인데요, 1972년부터 2012년에 이르기까지 모아온 중국 현대 미술 작품을 스위스의 컬렉터 율리 시그가 기증한 1천 5백여개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요. 엠플러스 미술관의 시작점에는 바로 시그 컬렉션이 있죠. 엠플러스 미술관에서는 지금 (<쿠사마 야요이:1945 to Now>)도 열리고 있어요. 아트숍에서는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다양한 굿즈로 만나볼 수 있다고 해요.

⚫ 장소 : 엠플러스 미술관
⚫ 주소 : Hong Kong, West Kowloon, Museum Dr, 38號 M+ Cultural District
⚪ 문의 : @mplusmuseum

사진 출처 : 아이쇼난즈카 웹사이트

세계적인 예술가와 더불어 신진 예술가의 작품도 함께 소개하며 정해진 규범을 넘어 선 독창적인 예술을 소개하고자 하는 아이쇼난즈카 갤러리에서는 지금 일본의 화가이자 조각가인 카즈마 코이케(Kazuma Koike)와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세르비아 출신의 작가 조르제 오즈볼트(Djordje Ozbolt)가 함께 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어요. 오즈볼트는 현대 미술계에서 중요한 인물로 꼽히는 작가이기도 하죠. 기성 문화의 상징과 가치관에서 벗어난 유머러스하고 키치한 그의 작품은 다양한 이미지를 모티프로 하며 재기발랄한 새로움을 선보입니다. 고이케 역시 흥미로운 작품으로 예술계의 주목을 받아왔는데요, 고대 신, 항아리, 큰 고양이, 파인애플 등을 모티프로 도예와 그림을 선보입니다. 그는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죠. “만약 내 작품이 묻히면 2천 년 후 미래의 학자들이 내 작품으로부터 완전히 새로운 문화를 발견하기를 바란다.” 두 작가의 흥미로운 상상을 확인해보세요.

⚫ 장소 : 아이쇼난즈카 갤러리
⚫ 주소 : Room101, 1F, Chinachem Hollywood Center, 1-13 Hollywood Road, Central Hong Kong
⚪ 문의 : @aishonanzuka

사진 출처 : 탕 컨템포러리 아트 웹사이트

차오프라야 강변에 자리한 리버 시티 방콕은 앤틱 소품과 갤러리가 가득해요. 여러 갤러리가 한데 모여 있어 방콕에서 예술을 한껏 즐길 수 있는 곳이죠. 그 중에서 탕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의 전시를 소개할게요. 탕 컨템포러리 아트는 베이징과 홍콩, 서울에서도 만날 수 있는 갤러리인데요, 방콕에서는 젊은 중국 예술가 가오 항(Gao Hang)의 개인전 <Digital Primitivism>이 열리고 있어요. 기술의 발전이 만들어 낸 디지털 세계는 작가에게는 새로운 세상이 되었어요. 디지털 세상에서 원시주의(프리미티비즘)을 말하는 건 이 새로운 세상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고고학자들이 원시 벽화를 처음 만났을 때의 생각과 같기 때문이라고 해요. 기술이 만들어낸 새로운 세상이 주는 호기심, 설레임, 신비로움이 완성한 작품이 어떤 모습일 지 궁금해지네요.

⚫ 장소 : 탕 컨템포러리 아트
⚫ 주소 : Room. 201 – 206 River City Bangkok,23 Soi Charoenkrung 24, Bangkok, 10100, Thailand
⚪ 문의 : @tangcontemporary

사진 출처 : ATT19 갤러리 웹사이트

ATT19는 1층에는 골동품과 패션 아이템 등을 살 수 있는 매장이 있고 2층에는 갤러리가 있어요. 굉장히 매력적인 스팟인데요, 좁은 골목을 따라 가다 보면 비밀스러운 장소가 등장하는 것처럼 자리잡고 있어요. 태국의 신진 작가를 비롯해 현대미술 작가들의 전시를 주로 선보이죠. 지금은 소멋 하나눈타수크(Somyot Hananuntasuk)의 ’50 years in Munich:Bridge Over Troubled Water’이 열리고 있어요. 태국 작가인 하나눈타수크는 50년의 시간을 독일 뮌헨에서 보냈습니다. 지난 50년의 시간 동안 자신에 대한 성찰을 담아 작품에 담았어요.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여정이 중단되면 나는 그저 새로운 기로가 새로운 목표를 세울 뿐이다. 최종 목적지에 다다를 때까지 모든 것을 조율해 나간다. 사람들이 내 그림에서 경험하는 것은 여정 그 자체다.”

⚫ 장소 : ATT19
⚫ 주소 : 19 Charoen Krung 30, Bang Rak, Bangkok 10500 Thailand
⚪ 문의 : @att19.bkk

사진 출처 : 아라리오 갤러리 웹사이트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이 원서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첫 전시로 <낭만적 아이러니>를 선보여요. 개관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에는 권오상, 이동욱, 김인배, 안지산, 노상호 작가가 함께 합니다. 독일의 낭만주의의 이론적 기수 프리드리히 슐레겔이 정립한 ‘낭만적 아이러니’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들은 트릭과 반전을 작업에 사용하며 긍정과 부정의 경계를 오가며 끊임없이 질문을 이끌어냈다고 해요. 다섯 명의 작가가 풀어낸 낭만적 아이러니는 어떤 모습일까요? 더불어 이들 작가가 선택한 두 가지 상반된 가치가 무엇일 지도 작품을 보며 찾아 보면 좋을 것 같아요.

⚫ 장소 : 아라리오 갤러리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85 아라리오갤러리 
⚪ 문의 : @arariogallery_official